많은 이들이 조직 내 ‘사일로’ 현상의 위험을 경고합니다. 부서 간 장벽이 높아 다른 부서와 소통이 잘 되지 않거나 부서 이기주의가 심해 협업을 거부하고 독단적으로 업무를 처리해 성과를 떨어뜨리는 것 등이 사일로 현상으로 빚어지는 대표적인 문제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서 간 경계가 아예 없는 극단적인 형태의 ‘열린 조직’이 바람직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소셜 네트워크 분야의 석학인 데이먼 센톨라 펜실베이니아대 교수의 연구가 이를 잘 보여주는데요, 그는 2015년 논문에서 모든 그룹의 경계가 허물어지면 오히려 정보의 확산이 느려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어느 정도의 경계로 구분된 집단들이 형성돼 있을 때 네트워크 안에서 유용한 정보와 복잡한 아이디어, 새로운 기회들이 더 쉽게 확산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는 “사람들은 낯선 이들과 교류를 많이 할수록 새로운 아이디어와 생각이 빠르게 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다양한 구성원들이 복잡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하려면 그룹의 경계가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그는 약한 유대와 강한 유대 사이의 균형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스탠퍼드대 사회학자인 마크 그라노베터의 연구에서 비롯된 ‘약한 유대 관계’를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구직할 때 강한 유대 관계에 있는 친밀한 사람들보다는 어쩌다 한번 연락하고 지내는 정도의 약한 유대 관계 인맥으로부터 더 많은 도움을 받았다는 실험결과를 통해 그는 약한 유대 관계를 풍성하게 갖고 있으면 정보의 공유와 확산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