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rcher Daniels Midland, ADM)의 CEO가 됐을 때 나에게는 100년 역사의 농산품 및 서비스 기업의 미래에 대한 명확한 비전이 있었다. 이미 지난 3년간 COO로 일하며 다른 경영진과 협력해 각 부서를 효율적으로 재편하고 전 직원이 스마트 투자와 혁신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해온 터였다. ADM은 3C, 즉 자본capital, 비용cost, 현금cash 면에서 훨씬 전략적이고 숙련된 기업으로 성장했고 재무 상태도 크게 개선됐다. 이제 또 하나의 C, 고객consumer에 전념해야 할 시점이었다.
목표는 오랫동안 시장변동성에 취약했던 원자재 매입, 가공, 판매와 더불어 부가가치 높은 영양 제품 및 서비스 부문에 사업을 집중하는 것이었다.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성장과 영향력의 기반을 넓게 다질 수 있는 안정적인 분야였다. 그러려면 전 세계 수십억 명의 사람과 동물이라는 ADM 제품의 최종소비자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고 그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했다.
9년이 지난 지금 ADM은 정확히 그 일을 해냈다. 우리는 회사를 3개 부서로 재편했다. 농업 서비스 및 유지종자oilseeds 사업부는 유지종자와 곡물을 조달, 운송, 거래, 분쇄, 가공하는 일을 담당한다. 탄수화물 솔루션 사업부는 옥수수와 밀을 녹말, 감미료, 산업재 및 소비재 원료로 가공한다. 영양 사업부는 건강과 웰빙을 지향하는 솔루션과 함께 식품, 음료, 사료와 관련해 조미료, 특수 성분, 제형 서비스를 개발하고 공급한다. 세 사업부 모두 원재료나 가공재료는 물론 차별화된 최종 상품을 판매한다. 식품 공급의 안정성, 지속가능성, 건강과 웰빙이라는 3가지 장기적 글로벌 거시 트렌드를 파악해 이를 중심으로 예산을 배정하고 전략 및 운영과 관련한 결정을 내린다.
변화는 급진적이지는 않았지만 체계적이고 목표중심적으로 진행됐다. 2019년 ADM은 ‘자연의 힘을 활용해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한다’라는 새로운 기업 목표를 발표했다. 지난 10년간 고객을 위한 혁신에 집중하면서 이 목표에 더욱 가까워졌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