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집중해서 뭔가 하려면 큰마음을 먹어야 한다. 집중력을 흐트러뜨리는 요소가 넘쳐나는 데다 회사가 기대하는 바도 높다. 기대감에 마음이 무거운데 여기저기서 요청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온다. 모두가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며 필자의 회사 크루셜러닝 팀은 관리자와 직원 1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집중력 결핍 문제의 심각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다. 조사 결과는 우리의 주의 집중시간이 얼마나 보잘것없는 수준인지 그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설문결과 중 특히 심상치 않은 데이터가 있다. 직원의 60.6%가 “딴청 부리지 않고 고도로 집중해서 일한 적이 거의 없다”고 인정한 대목이다. 단 1~2시간조차도 말이다. 직원들은 업무시간을 어디에 버리고 있으며 회사의 돈은 어디에 버려지고 있는 걸까?
조사결과 응답자 3명 중 2명은 하나의 업무나 사람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주 드물게 온전히 집중할 때가 있긴 했다. 하지만 3명 가운데 1명은 주의 집중시간이 고작해야 10분 이하라고 답했다. 집중력 결핍 때문에 치러야 하는 대가는 심각하고 광범위하다. 많은 응답자가 집중력 결핍 때문에 과부하와 에너지 부족, 효율성과 성취감 감소를 겪으며 스트레스와 실망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를 보자. 데미안은 제품 관리자로 성과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직원이다.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데미안은 휴대전화를 찾아 이메일을 확인했다. 여러 요청으로 가득한 이메일들을 확인했지만 침대에 누워 있으니 이를 처리할 수는 없었고 그저 압박감만 느꼈다. 다행히 오늘은 바쁘지 않아 리사에게 선보일 프로젝트 제안서를 마무리할 시간이 있었다.
데미안이 사무실에 도착하자마자 라지브가 우리 프로젝트 3분기 예상치에 대해 빠르게 몇 마디만 해달라고 부탁했다. 1분도 안 걸리는 일이라 데미안은 알았다고 답했다. 그로부터 45분 뒤 데미안은 라지브에게 예상치에 대한 의견을 보냈다. 그리고는 아침에 대강 훑어본 어마어마한 이메일 더미로 뛰어들었다. 이처럼 오전에 몇 가지 일을 처리하면서 데미안의 도파민은 몇 차례 빠르게 치솟았다. 곧이어 다른 이메일을 확인하니 큰 건의 마감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짧게 아침에 끝내기엔 무리라고 판단해 나중에 하려고 미뤄둔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