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봄, 글로벌 금융위기가 계속해서 시장과 기업을 뒤흔들고 있을 때 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의 CEO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소집했다. 매출이 급감했고 모두가 정리해고를 예감하고 있었다. 외부 고문이었던 나조차 공기에 어린 긴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CEO의 차분하고 침착한 목소리가 모두를 편안하게 만들었다. 그는 모두가 체감하는 스트레스를 인정하며 말문을 뗐다.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저도 회사와 여러분들의 미래를 걱정하며 잠 못 이루는 날들을 보냈습니다.” 그런 다음 조직의 원칙을 상기시켰다. “우리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직원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는 정리해고를 피할 창의적인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뒤이어 명확하고 가치 중심적인 실행 계획을 공개했다. 모든 직원이 3개월 동안 일시적으로 연봉을 삭감하되 고위임원일수록 삭감액을 늘린다는 내용이었다. 이를테면 신입사원의 연봉은 15% 깎고 부사장의 연봉은 40%가량 줄이기로 했다. CEO는 전액 삭감했다.
그는 전 직원이 고통 분담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며 그 대가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곧 여름철이기 때문에 업무량이 줄어들 겁니다. 매주 금요일 정오에는 사무실 문을 닫는 조기 퇴근제를 실시하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바닷가에 놀러 가세요. 장기 자전거 여행을 떠나세요. 피크닉도 즐기세요.”
3개월 뒤인 8월에 상황을 재평가할 것이며 9월에는 급여를 제대로 지급할 수 있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감을 요청하며 스피치를 마무리했다. “지금은 모두가 고통스러운 시기입니다. 서로가 서로의 버팀목이 돼 줍시다.” 준비한 연설을 마친 뒤에는 90분간 직원들의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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