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리더는 어떻게 예측 불가능성을 제어할 수 있나 애자일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슬라이스 단위로 쪼개서 시험하라
지난 5년 동안 얻은 교훈이 있다면 비즈니스의 유일한 상수는 ‘변화’라는 점이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팬데믹부터 여러 지정학적 위기, 공급망 차질,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로의 전환, 생성형 AI의 부상 등 많은 일이 있었다. 전 미 국방장관 도널드 럼즈펠드의 말처럼 오늘날 우리는 ‘알려진 미지known unknowns’보다 ‘알려지지 않은 미지unknown unknowns’를 다뤄야 하는 일이 훨씬 많다. 하지만 일상 업무에서, 특히 거시적 지각변동으로 인한 낯선 상황에서 프로젝트와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것은 종종 예측할 수 없는 소규모 불확실성이다.
13년 동안 다양한 업계에서 애자일 제품 개발 컨설턴트로 활동한 경험에 비춰보면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는 4가지 핵심 영역에서 예측 불가능성에 직면하게 된다. 바로 인간 행동human behavior, 대인관계 역학interpersonal dynamics, 기술 변화와 상호운영성technological changes and interoperability, 조직의 상호의존성organizational interdependencies이다. 모두 인간과 인간 또는 인간과 데이터, 인간과 조직 프로세스 및 팀의 상호작용 방식을 바꾸려는 프로젝트에서 흔히 등장하는 문제다.
이런 예측 불가능성에 대처할 때 유용한 도구가 애자일 방법론인 ‘버티컬 슬라이싱vertical slicing’이다. 기존의 프로젝트 관리 방식은 먼저 여러 테스트를 한꺼번에 수행하고 결과를 분석한 다음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버티컬 슬라이싱은 다르다. 테스트를 하나씩 진행하고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각 슬라이스는 이전 단계의 슬라이스 결과를 바탕으로 전체 프로젝트를 조금씩 구체화한다. 프로젝트를 홀케이크라고 생각하면 각 슬라이스에는 프로젝트의 다양한 구성 요소에 해당하는 프로스팅과 필링, 케이크 층이 있다. 버티컬 슬라이싱 기법을 적용하면 제품 관리자는 여러 불확실성을 작은 단위로 테스트하고 각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고 최종 결과물을 더욱 신속하게 내놓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새로운 데이트 앱의 초기 슬라이스는 간단한 웹사이트를 통해 회원을 유치하고 백오피스의 심리학자가 선착순 100명에게 수작업으로 이메일 매칭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일 수 있다. 사용자에게 이 앱은 홀케이크처럼 완성품을 맛보는 느낌일 것이다. 앱에 가입하고 매칭 추천을 통해 다른 회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제품 관리자에게는 성공적인 매칭 요인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앱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과정에 해당한다. 여성 사용자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앱 안에 메시지 주고받기 기능을 도입하는 등 테스트할 새로운 슬라이스를 정하는 단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