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프랑수아 만조니HBR의 가상 사례 연구는 실제 기업 리더들이 직면한 문제를 제시하고 전문가들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이 글은 리사 듀크(Lisa Duke)와 장프랑수아 만조니(Jean- Manzoni)의 인시아드 사례 연구 ‘Stress and the City (A & B): António , CEO of Lloyds Banking Group’을 바탕으로 작성됐다.
크라프트베르케 그륀Kraftwerke Grün 회장 클라우스 엥겔하르트Klaus Engelhardt는 베를린 호프 클럽 주차장에서 스마트폰 화면에 비치는 눈부신 햇살을 막으려 몸을 구부렸다. 테니스복 차림이라 초봄의 서늘한 공기에 몸이 살짝 떨렸다. 바로 전날 크라프트베르케 그륀의 CEO인 알렉스 라인하르트Alex Reinhardt가 사무실에서 비틀거리다 책상에 머리를 부딪히고 나간 터라 초조하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알렉스의 아내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왔다. “클라우스, 저예요, 지나. 알렉스는 어제 실신했어요. 그래서 넘어지며 다치게 된 거예요. 지난 24시간 동안 검사를 받았는데 탈수증과 탈진이라고 해요. 더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알렉스의 정신건강이 걱정됩니다.1 의사들은 휴직을 권고하고 있어요”.
클라우스는 막 테니스 경기를 끝낸 참이었다. 그는 지나에게 전화를 걸기 위해 자리를 박차고 클럽을 나섰다. 지나가 전화를 받지 않자 문자를 보냈다. “다행이긴 하지만 걱정이 되네요. 휴직은 얼마나 해야 할까요?” 몇 초 후 답장이 왔다. “최소 3개월이요. 알렉스를 스위스에 있는 요양원으로 데려갈 생각입니다.”
클라우스는 스마트폰을 멍하니 바라봤다. 충격을 받았지만 어쩐지 놀랍지는 않았다. 당연히 그런 결정을 내릴 만했다.
스스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다
2005년에 설립된 크라프트베르케 그륀은 첨단 태양광 및 풍력 기술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유럽 재생에너지 분야의 선두주자로 급부상했다. 2020년까지 빠르게 성장하며 투자자와 환경운동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과 그 이후 벌어진 심각한 공급망 중단, 인플레이션 급등 이전에 고정된 계약 가격, 무리한 개발 일정으로 인한 심각한 기술적 차질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문제들은 막대한 비용 초과로 이어졌다. 투자자들의 신뢰가 약해졌으며 주가는 폭락했다. 회사는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