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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관리 & 마케팅

위기가 닥쳤을 때 발휘되는 지역사회 파트너십의 힘

매거진
2022. 3-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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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G IDEA

위기가 닥쳤을 때 발휘되는 지역사회 파트너십의 힘
평화도 지키고 비즈니스도 해나가야 할 때


로드리고 로페즈(가명)는 굳은살 박인 손으로 진홍색 커피 열매를 따서 한 줌씩 마대자루에 넣었다. 해발 1600m에 이르는 콜롬비아 안데스 산맥에 자리잡은 로페즈의 농장은 커피 재배에 최적화된 기후와 토양을 갖추고 있다. 로페즈가 수확한 우수한 원두를 라바짜Lavazza에서 매입해 최상의 에스프레소 품질 이탈리아 로스트를 생산한다. 그의 원두는 폴저스Folgers 커피로 다시 태어난다.

접근하기 어려운 이 지대의 기후는 중독성 있는 또 다른 환금작물, 코카인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코카나무 재배에도 안성맞춤이다. 로페즈의 작은 농장은 라틴아메리카에서도 악명 높은 마약 카르텔의 근거지인 칼리 시와 메데인 시를 양쪽에 끼고 거의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 초목이 울창하고 포장도로 같은 기반시설이 부족한 이 지역은 반군과 준군사 조직에 이상적인 은신처를 제공한다.

지난 50년 동안 서반구에서 일어난 가장 잔혹한 폭력 사태 중 하나가 2005년 로페즈의 농장에서 일어났다. 로페즈는 어느 날 밤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옛 이웃의 집을 지나던 순간을 기억한다. 이튿날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좌익 게릴라들이 그곳에 자리잡았다. 한달 뒤 우익 준군사조직이 FARC를 몰아내고는 로페즈의 가족을 공격하고 총구를 들이대며 그간 저축해 둔 돈을 갈취하고 키우던 닭을 남김없이 먹어 치웠다. 로페즈는 감히 대들지 못했다. 로페즈는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맞서다 죽거나 코카나무를 재배하라는 협박을 받을까 봐 두려워 커피 농사를 포기했다.

1년 뒤 FARC가 이 지역을 탈환했지만 상황이 나아지리라는 로페즈의희망은 오래가지 못했다. 몇 시간 동안 그의 땅에서 총성이 울렸고, 반군은 로페즈에게 소리쳤다. “동지! 즉시 나오시오. 당신이 필요합니다.” 로페즈는 잠옷바람으로 나왔다. 그에게도 죽음의 시간이 다가왔다. 반군은 총으로 협박하며 로페즈에게 그의 낡은 픽업 트럭을 몰고 마을 주변으로 가라고 지시했다. 픽업 트럭에 함께 탄 FARC 군인들은 경찰에게 무차별 사격을 가했다. 그날 밤 로페즈는 트럭의 교류발전기를 뜯어내 협곡에 내던졌다. 그도, 그의 트럭도 다시는 전쟁의 노리개가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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