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엘리베이터를 타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두 명의 동료(남성과 여성)가 열띤 토론을 벌이며 엘리베이터에 들어온다. 여직원이 자신이 주도하고 있는 프로젝트의 문제를 설명하려 하자 남직원이 말을 끊는다. "이런, 당신 의견은 충분히 들었어요!" 그 말에 여직원은 화가 나고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지만 침묵을 지킨다.
감정 폭발은 무례하고 불필요하게 느껴진다. 하지만 두 가지 질문을 고려해 보자. (1) 이것이 존중과 동료애라는 직장 규범에 위배될 만한 일반적인 무례함일까? (2) 아니면 여성이 직장에서 더 많이 경험하게 되는 미묘한 형태의 성차별인 선택적 무례함인가?
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명확한 답은 없다. 이 상황은 주관적이어서 해석이나 편견에 따라 달리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필자들의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직장에 대한 애착이 강할수록 위와 같은 상황을 선택적 무례함, 즉 성별에 따른 무례함이 아닌 일반적인 무례함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다시 말해 편견이 발생하더라도 눈치채지 못할 수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직장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직장이 성공적이면 자부심을 느끼고, 잘 되지 않으면 부끄럽게 느끼는 경향이 있다. 직장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성과와 조직에 대한 기여도 향상과 같이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다양한 이점이 있다. 한편 조직과의 동일시가 강해지면 미묘한 불친절이나 사소한 공격을 차별로 인식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여기 없는not here' 편견이라고 한다. 즉, 일반적으로 불평등이 존재함을 인정하는 직원과 리더조차도 우리 조직 내 불평등을 인정하기를 주저하는 현상이다. 조직이 그렇게 일하기 좋은 곳이라면 어떻게 성차별이 존재할 수 있을까? 세일즈포스Salesforce의 CEO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는 최근 사내에서 성별 임금 격차가 발견됐을 때 바로 이런 종류의 질문에 대해 고민했다.
이번 연구를 포함한 새로운 연구에서는 성차별이 어떻게 ‘은밀한’ 형태로 나타나는지, 왜 어떤 사람들은 알아차리지 못하는지, 직장 내 성평등을 증진하기 위해 리더와 직원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