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중심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어도비,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여러 기업이 숫자 기반의 성과 평가를 없애기 시작했다. 일부는 개방적이고 서술적인 평가 방식을 도입했으며 다른 일부는 평가 자체를 없애고 정기적인 ‘체크인(비공식 대화)’만 진행한다. 변화의 이유는 분명하다. 서술형 성과 평가는 더 풍부한 맥락을 제공하고, 직원에게 개선 방향을 제시하며, 그들의 강점을 인정하는 데 더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량적 평가를 없앤 일부 기업은 ‘비공식’ 순위를 활용하기도 한다. 겉으로는 서술적 피드백을 제공하지만 내부적으로는 성과를 숫자로 관리해 보너스·급여 인상과 같은 금전적 보상과 연계하는 것이다. 이는 직원에게 자신이 비밀리에 평가받는다는 불편한 감정을 줄 뿐만 아니라 이러한 평가에 대해 반박하거나 소통할 기회를 박탈당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은 성과 평가를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직원들은 정말로 서술형 피드백을 더 긍정적으로 느낄까? 혹은 특정 상황에서 숫자 평가를 더 선호할까?
최근 Academy of Management Discoveries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직원들이 가장 공정하고 동기부여를 받는다고 느끼는 피드백 형식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직원들은 서술형 피드백을 대체로 가장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만 보너스와 같은 금전적 인센티브를 결정하는 특정 상황에서는 숫자 평가 역시 공정하다고 여겼다. 이 연구는 조직과 관리자가 팀의 참여도와 성과를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높이는 방법을 고민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시사점을 제공한다.
성과 평가 형식을 바라보는 시각
성과 평가가 조직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는 많지만 직원들이 다양한 피드백 형식을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거의 없었다.
이를 위해 필자는 약 1600명의 미국 근로 경험자를 대상으로 4개의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는 온라인 크라우드소싱 플랫폼을 통해 모집됐으며 실험을 통해 여러 피드백 형식이 직원의 공정성 인식과 개선 동기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