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타는 최고 성과자였다. 그녀는 신뢰할 수 있으며, 열심히 일하고, 일관되게 양질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등 모든 관리자가 찾는 우수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그녀는 4년간 같은 일을 하는 동안 자신의 역량을 넓히기 위해 사내 다른 부서의 두 직책에 지원했다. 두 번 모두 그 부서의 다른 지원자에게 일자리가 돌아갔다. 그 후 마르타는 자신의 부서에서 승진하고 새로운 직책을 얻었지만 급여 인상은 없었다. 그로부터 한 달 후에 사직했다.
이는 가상의 이야기이지만 우리가 직장에서 목격하는 실제 현상을 대변한다. 조직에서 커리어와 승진을 관리하는 방식이 잘못돼 있다. 불만과 이직의 원인이 되고 있는 이러한 문제는 인센티브에 간단한 변화를 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ADP의 데이터에 따르면 마르타 같은 직원의 29%가 승진 후 한 달 이내에 퇴사한 반면 최근 승진에 실패해서 퇴사한 직원은 18%에 불과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직원에게 승진과 새로운 직책을 제공하지만 급여 인상은 없는 이른바 “무늬만 승진dry promotion”이 가장 큰 이유다. 무늬만 승진을 제공하는 기업의 수가 2018년 5%에서 2024년 13%로 증가했다. 직원들은 승진 덕분에 구직 시장에서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아 이직에 성공한다. 이는 조직 입장에서 직원 임금 인상분의 돈을 절약하는 대신 이직으로 훨씬 더 많은 손실을 보는 “소탐대실”의 사례다.
커리어 기회에 대한 수요 증가
경력 개발이 단순히 승진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여기에는 스킬 셋skill set 확장, 새로운 인맥 형성, 성장하는 비즈니스 영역에 접근할 수 있는 수평 이동도 포함된다. 부서 이동을 포함해서 계획된 승진은 한때 경영진 개발 프로그램의 특징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프로그램은 1980년대 들어 평생 고용과 함께 사라졌다. 닷컴 시대의 타이트한 노동 시장은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접근 방식을 도입했다. 현직 직원이 조직의 공석에 지원해 다른 상사가 원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입찰 및 공고” 시스템 또는 사내 구인 게시판이 바로 그것이다. 한동안 효과가 있었던 이 제도의 명분은 직원들이 다른 곳에서 일자리를 찾는 것보다 조직 내에서 더 마음에 드는 일자리를 찾도록 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