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이후 10년간 미국 상장기업 이사회의 이사 가운데 75%는 해당 기업에 고용됐거나 관련 있는 사람이었다. 이들은 ‘내부’ 혹은 ‘비독립 사내이사’로 불렸다.
1970년대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베트남 전쟁과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기관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새로운 분야인 기업 거버넌스가 등장했다. 미국의 법학자 멜빈 아이젠버그는 1976년 출간된 저서 <The Structure of the Corporation>에서 이사회의 핵심 기능이 고위 경영진을 감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1977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사외이사와 독립위원회의 중요성을 강화하는 뉴욕증권거래소(NYSE) 규정 변경을 승인했다. 변경 전 NYSE는 기업 이사회에 두 명의 사외이사만 요구했다.
규칙과 관행이 바뀌면서 사내이사는 점차 사라졌고 사외이사 비율은 소수에서 과반수를 넘으며 절대다수가 됐다. 2005년까지 미국 대형 상장기업 이사의 75%가 사외이사였고 스펜서 스튜어트의 지난해 연구에 따르면 그 비율은 85%에 달했다. 이는 여러 기업에서 최고경영자(CEO)만이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사내이사라는 것을 뜻한다.
하지만 경험적 연구에 따르면 이사회 독립성과 기업 성과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8년 발표된 첫 메타 연구는 40년 이상의 데이터를 분석한 선행 연구 54개를 종합했다. 이 연구는 이사회의 독립성과 기업 성과 사이에 아무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여러문헌 리뷰와 추가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 문헌에서는 이사회의 독립성에 관한 연구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기업 거버넌스나 다른 분야에서 이렇게 일관되게 무의미한 결과가 나타난 문헌은 거의 없다.”
연구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경영진의 보수를 통제하거나 성과가 저조한 CEO를 해임하는 데서 사내이사보다 나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사외이사는 기업의 비윤리적 행위 위험을 높이는 경향이 있었다. 2007~2008년 금융위기 동안 약 300개 금융회사의 성과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사외이사 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주식 성과가 더 저조했다.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또는 CEO와 이사회 의장의 역할을 분리하는 문제에서 이사회의 독립성을 살펴봐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